여자 혼자 싱가포르 여행 4일차
차이나타운-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 맥스웰 푸드센터(치킨라이스)- 무스타파 센터- 부기스 스트리트-싱가포르 잠잠(치킨 무르타박)-술탄 모스크- 아랍 스트리트-클락키-창이 공항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은 차이나타운으로 향했다. 오전에 일찍 나왔더니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아서 건물들을 구경하고 사원들을 둘러 본 다음 다시 차이나타운 상점 거리로 갔다. 홍콩이나 중국은 가본 적이 없었지만 사진에서 봤던 중국스러운 모습이 거리에 보였다. 어느 나라를 가든 있는 차이나타운이지만 싱가포르는 특히나 더 중국스러운 느낌이 더 나는 것 같았다. 싱가폴은 중국어도 공용어로 써서 더 친숙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차이나타운 가는 길에 있던 알록달록한 집들. 빌딩이나 아파트 거리 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이렇게 낮지만 층고가 비슷한 집들을 만날 수 있다. 각자의 개성은 있으면서 높이가 비슷해서 규칙적이고 깔끔하게 도시가 형성되어있다. 이런 특징 때문인지 다양한 건축물들이 있어도 산만하거나 부조화스럽지 않다.
가기 전에 차이나타운에 생긴 괜찮은 바에 대해서 듣고 가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밤에 혼자 외출을 하기엔 좀 두려워서 가지 못했다. The Library 라는 곳인데 입구가 책장으로 되어있고 비밀 문을 열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칵테일에 대한 평도 좋았고 독특한 입구가 궁금해서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갈 때즈음에 차이나타운에 괜찮은 바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더 많아졌을 것 같다. 그 땐 왠지 모를 겁 때문에 싱가포르 슬링도 못 마시고 왔는데 다시 가면 밤에 유명한 곳들을 찾아가 보고싶다.
차이나타운에서 걸어서 도착한 곳은 이름도 어려운 스리 스리니바사 페루말 사원 이다. 여행 책에서 보고 사원의 건물이 독특해서 기억해 두었는데 센토사 섬 가는 날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위치를 알게 되었다. 걸어서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걸어도 될 거리이기에 주변 구경할 겸 천천히 걸어서 가게 되었다. 사원은 반바지는 안되어서 치마처럼 두를 것을 두르고 가야한다. 층별로 다양한 불상들이 있었고 1층에는 기념품을 팔았던 걸로 기억한다. 열쇠고리 같은 어떤 조각품 같은 걸 사왔던 것 같다.
그 땐 해외에서 사원은 처음이라서 잘 몰라도 하나하나 다 들여다 봤던거 같은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별 건 없었다. 사원이라 하면 건물 양식이 조금 다를 뿐 안에 있는 건 어딜가나 다 똑같아서 굳이 일정이 빡빡하다면 가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날의 진짜 목적지는 여기 맥스웰 푸드센터 였다. 드디어 치킨라이스를 먹어보러 왔다. 싱가포르 다녀왔던 지인이 강력히 추천했던 두 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치킨라이스였다. 다른 하나는 싱가포르 도착 첫 날 먹었던 바쿠테였다.
사실 치킨라이스는 인터넷에서 보고 비주얼이 별로라 생략할까 싶었는데 주머니 사정이 얇은지라 선택하게 되었다. 고급 식당에 가지 않고 푸드센터나 작은 식당들의 식사만 해서 식대는 생각보다 많이 나가지 않았다. 한 끼에 5천원에서 1만원 사이였던 듯 싶다. 그나마 비싼 메뉴가 칠리크랩이었을 것 같은데 그것 마저도 저렴하게 먹어서 여행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맥스웰 푸드센터는 다른 푸드센터들과 다르게 천장이 있는 곳이었다. 티안 티안 하이나니즈 치킨라이스 라는 집에서 먹으러 갔는데 너무 일찍 갔는지 아직 오픈 전이었다. 그래서 다른데 둘러 보다가 팬케익 이라는 집에서 꽈배기 같기도 하고 그냥 밀가루 빵 같기도 한 그런 간식을 먹었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가볍게 먹기 좋은 간식류였다.
사탕수수 음료수가 있어서 사보았다. 사탕 수수를 자리에서 바로 갈아주는데 그냥 설탕 탄 시원한 물이었다. 그리고 기다리던 치킨라이스 가게가 오픈해서 먹으러갔다. 티안티안 치킨라이스 집은 금방 사람이 많아져 줄을 서야했다. 그래도 초반에 가서 기다린 탓에 빨리 앉아서 먹을 수 있었다. 치킨 라이스는 메뉴 이름 자체 그대로다. 밥에 오이를 썰어주고 치킨을 올려서 준다. 치킨은 잘 삶아낸 치킨에 소스를 얹어 주는데 밥과 함께 먹으면 살살 녹는다. 소스랑 부드러운 닭고기가 조화롭게 입에서 녹아버려서 왜 먹는지 바로 이해하게 된다.
치킨라이스 너도 엄지척!
리틀인디아 쪽 큰 쇼핑몰인 무스타파 센터에서 쇼핑을 했다. 이 센터가 제일 싸다고 해서 안에 마트에서 이것저것 담았다. 호랑이크림도 사고 히말라야 크림도 사고 카야잼도 샀다. 점심으로 먹은 치킨라이스에 반해서 치킨 스톡도 샀다. 할인 제품들도 많아서 안사도 되는 할인 화장품도 사고 이것 저것 구경도 많이 했다. 1층에는 시계 종류도 있었던 것 같고 넓고 많은 물건들이 있는 쇼핑 센터다.
백화점 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고 우리나라 전자상가 같은 느낌의 건물이다. 리틀인디아는 인도 쪽의 거리인데 카레로 유명한 맛집들이 몇 군데 있다. 리틀 인디아나 아랍스트리트, 부기스 스트리트는 클락키 같이 깔끔한 느낌의 거리는 아니었다. 지저분한 건 아니었지만 느낌이 그랬다. 생각해보니 부기스 스트리트에서 약간 위협적으로 호객 행위를 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다음은 아랍권으로 향했다. 목적은 단 하나 싱가포르 잠잠이었다. 무르타박이라는 이슬람 음식이 맛있다고 하여 이거 하나 먹어보려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부기스 스트리트는 아랍권의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는데 건물이나 가게들의 분위기도 그랬다. 차이나 타운과 비슷하게 건물들이 생겼는데 분위기는 그들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싱가폴이라는 큰 틀 안에서 각자 자기 나라의 민족성을 살려서 거리들을 형성하고 그 특징을 거리에 반영해 놓았다. 작은 나라이지만 중국, 인도, 이슬람까지 다양한 아시아권 문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어떤 이유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가게에서 음식을 먹을 수가 없어 포장을 해왔다. 메뉴는 미리 블로그에서 보고 간 치킨 무르타박이었다. 야자수잎 같은 것에 싸서 포장을 해주고 소스 같은 것도 다 포장해주었던 걸로 기억난다. 안에 양념이 된 닭고기가 들어있고 밀가루 같은 걸로 감싸져있다. 치킨도 맛있고 밀가루도 맛있고 그냥 맛있다. 여행 당시에 싱가포르 맛집 찾을 때 치킨 무르타박 후기는 많지 않았는데 찾아가 먹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아랍스트리트에 도착하면 바로 보이는 술탄 모스크. 잘 몰라서 뒷편 학교 같은 곳에 들어갈 뻔했는데 아이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다. 낯선 사람은 들어가면 안되는 곳이었다. 느낌상 여자와 남자가 다니는 통로가 다른 것 같기도 했다. 무서운 시선에 쫄아서 다른 곳으로 돌아가다 보니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 있어 들어갔다. 아마도 그 곳이 정문이었지 싶다.
마침 라마단 푸드 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래서 개방이 되어있던 건지 원래 개방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러 음식과 음료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관광객도 있었고 학생들도 많았고 히잡을 쓴 여성들도 볼 수 있었다. 주변 상점에서는 희고 긴 희잡을 쓴 여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아랍 스트리트에서는 술탄 모스크와 주변 상점들 말고는 크게 구경할 것이 없었다. 그곳의 사람들이 낯선이를 쳐다보는 시선이 달갑지 않아서 더 오래 머무르지 못한 것도 있었다. 클락키로 돌아와 맥주 한잔 하고 공항 갈 준비를 했다.
싱가포르에서의 3박 4일 여정을 마치고 밤 비행기를 타기 위해 창이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는 일찍 도착해서 트레인을 타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남은 잔 돈 탈탈 털어서 면세점 쇼핑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 스케줄은 호치민에서 2시간 경유라서 버틸만 했다만 몸이 고단했다. 특히나 호치민 공항은 작아서 할 것도 없고 편히 쉴 곳도 없어서 더 그랬다.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와 잘 살고 있다가 4년이 지난 이제서야 치일피일 미루던 여행기를 마친다.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칸수트라 글루턴스베이 호키엔미 Makansutra Gluttons Bay (0) | 2018.03.22 |
---|---|
싱가포르 음식 호커센터 맛집 (0) | 2018.03.19 |
싱가포르 여행 3일차 싱가포르주 (0) | 2018.03.17 |
싱가포르 2일차 센토사섬,마칸수트라 (0) | 2018.03.17 |
싱가포르 여행 1일차 클락키 (0) | 2018.03.13 |
댓글